김승섭 지음
동아시아
2018.12.07
이 책은 우리 몸에 대한 사회적 통념과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고 그 과정에서 권력 관계에 따라 불평등하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책이다. 적정 사무실 온도가 21도라는 것은 40세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여성은 23.2도와 26.1도 사이라는 것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환경과 몸에 대한 상식도 사회 권력적 관계에 의해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게 해준다.
"지식의 생산 과정에는 과거의 편견과 권력 관계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몸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실로 여겨지는 상식에 대해 우리가 왜 의심하고 질문해야 하는지를 말해 줍니다."
담배 회사들이 그렇게 건강 관련 연구 기관을 지원해 주는 이유는, 최종적으로는 담배 판매를 통한 자본적 이익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 지식을 생산하느냐를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결정하고 퍼트리는 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이유에 따라 어떤 지식은 생산되고,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습니다. 오늘날 지식은 명백히 선별적으로 생산되고 선별적으로 유통됩니다."
담배와 술, 중독등을 개인적인 문제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그 개인이 처한 환경을 무시하고 환경 개선의 의무를 개인에게 돌리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성공하기가 어려운 것은 개인의 특성이라기 보다는 그 환경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가난읜 대뇌 회백질과 해마를 모두 축소시킵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뇌는 가난으로 인해 자신의 잠재적인 역량 자체를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난의 문제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이유 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나라의 연구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한국의 대학 평가에서 해외 논문이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대한 연구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쓰여지며 그 주제 또한 한국에서의 중요한 문제가 아닌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저명 학술지의 관심 연구 주제를 기준으로 쓰여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 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