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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고미숙

펴낸곳: 북드라망

개정판4쇄: 2013.07.20


현대의 의학이란 우리의 삶과 떨어진 전문가의 영역이며, 또한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이윤으로써 그리고 그저 대상으로서 우리의 몸을 치부하여 병과 삶을 동떨어지게 하는 것이 현대의 의료체계인 것이다.


동의 보감은 현대적 의미의 단순한 의학 서적이 아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병이라고 하는 것이 나쁘고 정상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 아니라 질병은 삶을 구성하는 토대이며 우리에게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메신저인 것이다. 


"질병이 곧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토대임을 꺠닫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아파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라면 원초적으로 장애란 없다. 서로 다른 신체적 리듬과 강밀도가 있을 뿐. 이것이 바로 의료가 단지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삶의 비전이 되는 지점이다. 운명의 이치 또한 마찬가지다. 번뇌가 곧 나를 살리는 동력이다. 이런 관점하에서 병이 낫는다는 건 '원상태로의 복귀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의 출현' 이다."


이렇게 질병을 바라보게 되면 이 질병을 낫게 하는 것은 우리 삶을 새로운 상태로 나아가게 또는 흘러가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의 보감은 몸과 질병이라는 것을 대상화 하고 기술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속에서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보고 삶과 밀착되어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삶과 자연이 흘러가는 동양학적 원리들이 접목되고 여러 삶의 모습들이 같이 기술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듯, 큰 병일수록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라는 메시지에 해당한다.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만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삶은 계속된다. 건강이란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병을 생의 선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다."


병은 잉여와 조절의 결여에서 발생한다는 것. 따라서 감정을 조절하고 객관화 하며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 칠정을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삶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그대로 본다는 건 과거와 미래를 철저히 '지금, 여기'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가 현재 서 있는 지점을 기준으로 시간을 재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 그 과정에서 어떤 잉여도 남기지 않을 때 '지금, 여기'에 대한 무한한 긍정이 가능하다는 것."


현대에는 자연스러운 삶에 반하는 환경과 심리 상태를 가져다 준다. 그 속에서 우리 몸과 질병은 철저하게 권위자와 자본에게 맡겨진다.


"요즘은 그야 말로 허화망동의 시대다. 자본의 흐름 자체가 상화의 태과에 의거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삶의 구체적인 현장과는 무관한 허황한 꿈과 희망, 공허하기 이를 없는 감동 따위를 연출하는 , 그것이 바로 상화가 태과에 빠진 상태, '허화'.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음허화동' 증상을 겪는다."


현대 의학은 자신의 몸과 질병에 대한 권리를 철저하게 권위자와 최첨단 장비에게 맡기며 우리의 몸과 병을 우리에게서 분리시켰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삶의 연구자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몸과 병의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허준의 전언이라고 작가는 이야기 한다.


"병을 만든 것도, 그 병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도, 그리고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도 여러분 자신 입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의 의사가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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