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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오하시 아유미 그림

옮긴이:권남희

펴낸곳: (주) 비채

초판 1쇄발행: 2012.06.27

초판 3쇄발행: 2012.07.06

 

작년과 시기는 다르지만 비슷한 독서 순번..그래서? 하고 물으면 곤란하지만.

(http://alnova2.tistory.com/581 [42] 무라카미 하루끼 - 잡문집)

 

이 책은 <앙앙> 이라는 패션 잡지에 기제한 글을 엮은 것이라고 한다. 글을 읽는 것에 개개의 글에 삽입된 오하시 아유미의 동판화를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다. 

또한 각 에피소드 마지막에는 하루키의 한마디를 보는 것도 이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 하루끼식으로 가볍게 생각해 보기...관조적이면서 그렇지만 아주 방관자적이지만은 않은..

"꿈을 좇지 않은 인생이란 채소나 다름 없다"라고 누군가 단호히 말하면 무심결에 "그런가?" 하게 될것 같지만, 생각해보면 채소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채소마다 마음이 있고 사정이 있다. ..뭔가를 하나로 뭉뚱그려서 우집는 건 좋지 않군요. p.15

모두에게 좋은 얼굴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내 인생의 대원칙이다. p.24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여러 체형의, 여러 생김생김의, 여러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적당히 섞여 적당히 느슨하게 사는 세계가 정신건강상 가장 바람직한 것이구나 싶다. p.31

사람의 성격이란 건 뭐 논리로 이렇게 저렇게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곰곰히 해본다. p.95

뭐가 좋고 뭐가 좋지 않은가 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상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가치 판단의 확고한 기준이란 것은 일단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란 '문제가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절감했다. 남달리 개성이 강한것, 전례가 없는것, 발상이 다른것, 그런 것은 거의 자동적으로 배제한다. 그런 흐름 속에서 '동요하지 않고 꿋꿋할' 사원이 얼마나 있는가로 회사의 기량 같은 것이 정해지는 것 같다.

휴대폰에 대해..문명이라는 것은 뭔가 신기하다. 한가지 편리함을 주면서 새로운 부자유도 한가지 만들어 준다. p.143

 

- 하루끼식의 향수와 감성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데 외국의 낯선 호텔 방에서 특별한 의미 없이 금붕어를 바라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다. 일상과 비일상이 모자이크처럼 뒤얽혀 방 한구석에 특별한 공간이 탄생한 것 같았다. p.42

예를 들어 마빈 게이와 타미 테럴의 '유어 프레셔스 러브' 후렴 부분을 들은 적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사랑의 감동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가 요컨대 안주 한개 분량만큼 다를 거라고..p.84

수동 오픈가에 대해..자유롭고 고독하고, 실용적이지 않다. p172

수집(마음을 쏟는 대상)할 때의 문제는 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얼마나 그걸 이해하고 사랑하는가, 그런 기억이 당신 안에 얼마나 선명히 머물러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이 커뮤니케이션의 진짜 의미일 것이다. p.123

그저 책을 읽고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아니, 책 담았던 상자의 냄새만으로도 행복했다. p.138

악마도, 깊은 푸른 바다도 어쩌면 바깥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 한없이 깊은 해저의 웅덩이를 떠울릴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것은 늘 어딘가에서 잠재적으로 우리가 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생이란게 뭔가 두렵군요. p.107

사람은 때로 안고 있는 슬픔과 고통을 음악에 실어 그것의 무게로 제 자산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을 막으려한다. 음악에는 그런 실용적인 기능이 있다. ..소설에도 역시 같은 기능이 있다. p.219

 

 - 그냥 풋..

그러나 생각해보면 내가 슈트를 입는 일은 이 상황일때가 가장 많다. 즉 슈트를 사러 갈 때 입기 위해 슈트를 사는 것 같다. 정말로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p.190

요전에 이웃의 생선가게에 갔더니, 열빙어를 남여별로 늘어놓고 팔고 있었다. 가격은 수컷쪽이 단영 싸다. 암컷은 알을 품고 있어서 그만큼 가격이 높은 것이다. 수컷은 아주 늘씬하여 보기에는 멋있지만, 생선가게에서 그런 '비'메타포적 특성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p.211

성인 채널에 대해..타인의 섹스를 보는 동안 점점 '이런 일에 일일이 반응하는 인생이라니, 생각해 보니 허무하네'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p134

 

언제나 그런 것처럼 손에 닿을 듯한..하지만 손에 닿지 않는 세상 또는 삶에 대한 거리감..

소설보다 가볍게 잠깐 하루끼 식으로 일상을 보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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