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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알랭 드 보통
초판 2쇄 발행:2009.09.03
펴낸곳 : 도서출판 이레

우리는 오늘 식탁에 오르는 음식이 어디에서 부터 시작되어 들어 오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초 분업화된 현대에서 누군가의 영웅담과 영광은 사라진지 오래고 단지 내 앞에 놓여 있는 최종적인 일들의 결과를 바라보게 된다.

분업화 되고 정렬된 현대의 일들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멀리서 보면 자연적인 것과 다른 아름 다움과 경이를 느끼게 될수도 있다.

현대 사회의 일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비 인격적이고 비 감정적인 것이다. 이는 개인적 에고의 제한 또는 말살을 의미한다. 개인적 영광의 기회는 없고, 전기가 기록되거나 일반인이 기억할 만한 이름으로 남아 있지 않는 집단적 기획인 것이다. 우리의 개인사는 집단적 기획 속에서 희석되며 또한 일을 하는 곳에서는 인생은 신비하거나, 슬프거나, 괴롭거나, 감동적이거나, 혼란스럽거나, 우울하지 않다. 현실적인 행동을 하기 위한 실제적인 무대다.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점에 오를 가능성은 400년 전에 프랑스에서 귀족이 될 가능성보다 아주 약간 더 클 뿐이다. 외려 귀족 시대는 그 가능성에 관해 솔직했고, 그런 면에서 더 친절했다. 옛날 사회는 포테이토칩에 미래를 한번 걸어보라는 식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가능성을 무작정 강조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평범한 삶은 실패한 삶과 똑같다는 식의 잔인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이런 일에 몰두하는 것, 몰두하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일의 그 본성상 그 자신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면서 다른 데로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속성, 즉 우리의 원근감을 파괴해 버리는 속성으로 개개인의 몰락과 죽음을 생각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과장하고자 하는 충동은 지적인 오류이기는 커녕 사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생명력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일에 삶을 산화 시키는 것은 결국 생활의 지혜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일은 적어도 우리가 거기에 정신을 팔게는 해 줄 것이다. 완벽에 대한 희망을 투자할 수 있는 완벽한 거품은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우리의 가없는 불안을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성취가 가능한 몇 가지 목표로 집중시켜줄 것이다. 우리가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줄 것이다. 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 놓아줄 것이다. 더 큰 괴로움에서 벗어나 있게 해줄 것이다..(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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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li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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